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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으로 - 목욕에 관한 에피소드

1 입센 4 3,419
이따금 새벽에 잠이 깨면 이불을 뒤척이며 자연스럽게 옛날이 떠오를 때가 있다.
오늘도 갑자기 30여 년 전으로 오버랩 된다. 그 가운데 목욕탕에 처음 갔을 때의 일부터 몇 가지가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우리 세대면 누구나 겪었을 아주 평범한 이야기일 뿐,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 중 세 보따리를 나누어 풀어보자.

이야기 하나
나의 자식들을 비롯한 요즘 신세대들에게 “아빠는 목욕탕에 처음 간 것이 고등학교 2학년이야.”라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세대의 다수는 공감할 것이다.
처음으로 목욕탕에 갔던 일로 거슬러 가 보자.
고등학교 때, 임모군과 함께 하숙하였는데, 하숙 초기이던 어느 날 임모군이 나에게 넌지시 말을 건네었다.
“00아, 목욕탕에 가 봤니?”
“아니, 너는?”
“나도 안 가봤어!”
“……”
“우리 한 번 가 볼까?”
“글쎄, 가 보고 싶은디 좀 그렇잖혀?”
“그러니께 말여!”
“그나저나 챙피허게 어떻게 빨개벗고 들어가냐?”
“나두 그게 이해 안가.”
“그런디 으른들은 가끔 가나봐?”
“우리두 미친 척하구 한 번 가 봐?”
“그럴까?”
이렇게 둘은 용기를 내어 수건을 준비하고 시내의 목욕탕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갔다.
남탕이라는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행히 대기실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옷을 벗은 우리는 나머지 하나를 약속이라도 한 듯 남겨두었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수도 없이 목욕탕 내부를 힐끔 들여다본다.
한 사람이 벌거벗고 지나간다.
그제야 안심이라도 한 듯 둘을 나머지 옷을 내린다.
“수건으로 가릴까?”
“그냥 들어가자!”
그렇게 우리의 목욕탕 입문은 시작되었다.
그 뒤로 우리는 한 달에 한두 번을 함께 목욕탕에 들렀는데, 다음부터는 서먹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그렇듯 처음이 중요하지 싶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남녀관계도……

이야기 둘
누구인가 그랬던가,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라고?
이 이야기는 몇 년의 세월이 더 올라가는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때 의 일이다.
내가 6학년 때, 큰집은 태안하고도 구석진 촌 동네로 이사를 하였다.
그 곳이 얼마나 외진 곳이었는지, 학교가 집에서 20리 거리에 있다 하여 아홉 살 난 어린 사촌을 우리 집에 떼어놓고 이사를 하였다.
사촌과 내가 함께 학교에 다녔고 나이도 네 살 차이여서 서로 친하게 지냈고 함께 자주 놀았다.
우리 집에는 누이가 둘이 있었는데, 작은 누이는 중학교에 다녔고, 큰 누이는 편물을 배워 집에서 편물을 하였다.
큰 누이는 편물을 혼자 하지 않고 다른 동네의 처녀와 함께 우리 집에서 편물을 하였다.
그 처녀는 나의 누이에게는 언니라 하였고, 나보다 너 댓 살 정도 위였으므로 우리는 누나라 하였다.
푹푹 찌는 한여름의 어느 날, 사건의 발단은 그 누나로부터 시작되었다.
“언니, 나 등목하고 싶은디 등목 좀 시켜줘!”
나와 사촌동생은 멀지 않은 곳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00아, 누나 목욕허는거 볼까?”
“워떻게?”
“등목헐 디가 뒤란 밖에 더두 있냐? 담으루 올라가 보면 되지!”
“그려!”
둘은 콩콩 뛰는 가슴을 부여안고 살금살금 뒤란 밖 쪽으로 걸어갔다. 내가 귓속말로,
“내가 너를 들어 올릴게, 너부터 봐!”
“그려!”
나는 양팔로 사촌동생의 엉덩이를 감고 있는 힘을 다하여 들어올렸다.
바로 이때,
“엄마!!!”하는 외마디 비명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잡고 있던 사촌동생을 얼른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예의주시하며 자리를 뜨지 않고 엿들었다.
“언니, 담 너머로 누가 보고 있었어!”
“워디, 웁는디?”
“아까는 분명히 있었어, 머리를 담 위루 삐쭉 내밀었어!”
“니가 너무 긴장헤서 헛것 본거 아녀?”
“아니라니께. 언니두 참!”
닭은 모이를 쪼면서 하늘을 맴도는 매에 자지러지듯 날개를 퍼덕이며 자신의 몸을 숨긴다.
이렇듯 약자들은 항상 경계하는 것이 본능이다.
아무리 호기심의 동물이라 해도 그렇지, 열 세 살짜리는 그렇다 하더라도 아홉 살짜리가 뭘 안다고 여인의 알몸을 훔쳐보고 싶었을까?

지금도 그 사촌과 자주 만난다.
우리는 둘의 아내와 함께 담소를 나누면서 이 이야기를 비롯하여 당시에 있었던 몇 가지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희희낙락하곤 한다.

이야기 셋
큰어머니는 이야기꾼이다.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여섯 살 때부터 시오리 길을 걸어 큰집에 자주 놀러가곤 하였는데, 밤마다 큰어머니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하였다.
큰어머니가 풀어 제치는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찾아왔던 졸음이 달아날 정도였다.
내가 성인이 된 어느 날, 큰어머니와 위의 사촌이 우리 집에 들렀다.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던 중에 우리는 위의 이야기를 하였고, 큰어머니는 이에 대한 화답으로 당신의 첫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60년대 후반, 한 동네의 아낙 몇이서 의기투합하여 서산 읍내의 목욕탕에 갔다.
낯선 곳에 가는 심정은 매 한 가지. 지금은 자연스런 문화로 자리 매김하였지만, 당시에 목욕탕에 처음 가는 사람 치고 팬티 논란에 휩싸이지 않은 사람도 없을 터.
당시에 처음으로 목욕탕에 들어간 사람들이 옷을 벗고 두리번거리며 목욕탕에 들어가는 광경은 한결같다.
이윽고 하나 둘씩 탕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모두가 크게 놀란 것은 “쿠다당!”하는 소리였다.
그것은 이웃에 사는 00 어머니가 탕 안으로 들어가다가 욕조에 미끌어지면서 일어난 사고였다.
문제는 넘어지면서 욕조 안에 있는 임산부의 배를 발로 건드린 것이다.
욕조에 앉아 있다가 순식간에 당한 임산부가 기겁하며 “내 아기 살려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조용하던 목욕탕이 한순간에 떠들썩하게 바뀌는 순간이었다.
임산부는 큰어머니 일행의 부축을 받으며 욕조 밖으로 나왔고 00 어머니는 임산부에게 사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임산부는 시간이 조금 지나서 자신의 배를 만져보더니, “아이가 놀고 있는 것 같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함께 간 일행들, 특히 인기 어머니가 크게 안도하면서 목욕을 시작하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이렇게 목욕탕에 처음 간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는 큰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당시에는 무섭거나 가슴을 졸이던 일들이 훗날에는 재미있는 추억의 소재로 엮인다는 평범한 사실에 모두가 배를 부여잡고 웃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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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M 고고탁

입센님은 재담꾼이시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자랐는데요.

(저도 촌놈 출신입니다.)

뭐 지금도 촌이라면 촌에 삽니다.

 

일상적인 애기를 풀어놓으시는게 절로 눈이 집중되네요.

잘읽었습니다.

식후 졸음 확 달아납니다.

1 입센

졸필에 대하여 후한 평을 해 주시는 고고탁님께 감사드립니다.

약 35년 전의일이 생각나서 그냥 주절주절거려 보았습니다.

저는 충남 서산이 고향입니다.

M 고고탁

저는 고향은 전남 장성입니다.

6.25때 가장 사람이 많이 죽은 곳입니다.

북측에 맞아 죽고, 남측에도 맞아 죽은 사람이

정말로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제삿날이 같은 집이 많습니다.

 

저도 목욕탕은 중3때 처음으로 가봤습니다.ㅎㅎ..

 

갑자기 옛날 생각이 많이 납니다. 

33 여유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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