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탁구 사이트




우리집 하나되기(4)

1 소오강호 4 3,026

푸드라야 터미널에서 해야 할 일은 싱가포르, 겐팅 하일랜드, 멜라카로 가는 버스 표를 사는 것이다.

5명의 식구가 다 같이 움직이려고 하니 쉽지가 않았다.

꽉 차 보이던 지하철에 우리 식구가 내리니 금방 텅 비어 보인다.

우리가 내린 곳은 ‘프라자 락약’(무슨, 발음이 이리 어려워?) 지하철역이다.

“자, 미주야, 지금부터 네가 푸드라야 터미널을 찾아봐라.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 보고 우리를 버스 표 사는 곳까지 우리를 데려 가는 것이 너의 임무다.”
예전 같았으면 “아빠가 해요. 난 자신 없어요.” 라고 했을 미주가 웬 일인지 선 듯 나선다.

“뭐라고 해야 되죠?”
“네가 알아서 해 봐!”

마주쳐 오는 사람에게 다가서더니 뭐라고 물어 봤는데 상대는 미주의 말을 잘 못 알아들었는지,

“아빠, 모르겠데요.”

그 때 두 갈래 길이 나왔고 우리는 사람이 많아 보이는 오른쪽으로 가기로 했다.

건물에 들어서자 한 두 명의 삐끼가 다가 와서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왔다.

그들의 물음에 대한 답 대신 나는 “혹시 푸두라야 터미널이 어디죠?”
“아! 예~ 지금 여기가 푸두라야예요.”
“어디 가십니까?”
“예, 싱가포르, 겐팅 하일랜드, 멜라카 가는 표를 사려고요.”
“56번으로 가세요.”
푸두라야 터미널에는 1번부터 수 십 번까지 번호가 쭈욱 나열된 창구가 있었고 창구마다 각 지역의 버스표를 팔고 있었다.

내일 수요일은 멜라카,

금요일은 겐팅 하일랜드,

다음주 월요일은 싱가포르로 가는 표를 각각 샀다.

앞으로 있을 일정에 필요한 각 지역의 표를 구하고 나니 해야 할 일의 절반을 한 것 같은 기분!


자! 오늘의 일정은 차이나타운-이슬람사원-KL센트럴-페트로나스 트윈 빌딩.

지금 시간은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니 조금 서두르면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이라 여겨졌다.

몇 년 전 중국 배낭여행 때 우리 5식구는 나와 미주가 앞장을 섰고, 뒤에 아내가 시경이, 미진이가 뒤에 서서 따라오는 형국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자는 약속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 때의 그 대형 그대로 길을 가게 되었다.

푸두라야 터미널을 나서자마자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고,

눈앞에 사탕수수 쥬스 노점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없는 건 먹는다.

한 잔에 2링깃(약 700원), 얼음을 꽉 채운 큰 종이컵에 달콤한 사탕수수 즙은 더운 날씨에 환상이다.

아~ 이 맛에 여행을 한다.

아이들도 한국에서 먹을 수 없는 사탕수수 즙을 단숨에 다 마셔 버렸다.

“여보, 지금 시간이 1시가 다 되어 가는데 점심부터 해결하고 움직이지요?”
“그래, 찾아봅시다. 얘들아 어딜 갈까? 뭐 먹고 싶어?”

“아무데나 가요.”
“음~ 그러면 백화점 푸드코트로 가자. 거기 가면 너희들이 먹고 싶은 것을 원하는 데로 시켜 먹을 수도 있고 값도 저렴하고....어때?”
“예, 좋아요.”
그러나 낯 선 동네에서 질 좋은-값싸고 맛있는-푸드코트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헤매다 찾은 곳이 허름한 어떤 백화점의 제일 꼭대기 층의 푸드코트다.

“얘들아, 잘 들어라. 여기서부터는 아빠가 도와주지 않겠다. 너희들이 가진 돈으로 각자 알아서 먹고 싶은 음식과 음료를 시켜서 이 자리에 모여서 먹도록 하자.”

약간은 두려운 마음과 또 한 편으로는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은 자기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 점 앞으로 가서 음식과 음료를 시켜 왔다.

미주는 나름대로 알고 있는 영어 단어를 조합하여 어렵지 않게 음식을 시켜 왔고,

미진이는 음식을 주문하는 현지인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그들이 하는 말,

“디스 원!”을 배워서 손가락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가리키며 “디스 원, 디스 원....”을 몇 번 하더니 음식을 시켜 왔다.

음식을 들고 오며 득의양양한 미진이의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문제는 시경인데,

먹고 싶은 것은 튀긴 닭인데 지갑의 돈을 만지작거리며 식당 주인 앞에서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주인아줌마는 어린 외국 아이가 뭘 사 먹으로 온 것 같은데 말은 안 하고 자기를 쳐다보고 한 숨만 쉬고 있으니 결국 서로 눈 사움을 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아빠, 시경이가 밥을 못 시켜요.”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저쪽에서 아줌마와 눈싸움 하고 있는 시경이를 바라보다 처음이니까 한 번은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시경이가 눈 싸움을 하고 있는 식당으로 다가갔다.

“시경아, 뭐가 문제야?”

“예? 아, 예, 이거하고 저거하고 요거 먹고 싶은데 아줌마가 안 줘요.”
“아줌마가 안 주는 게 아니고 네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그러는 거야. 그냥 말을 길게 하려고 하지 말고 네가 먹고 싶은 것을 가리키면서 ‘디스 원’이라고 하면 알아들어. 그리고 다 시키고 나서는 ‘하우 머치’ 하고 계산을 하면 돼.”

이렇게 말레이시아에서의 첫 점심은 우여곡절 끝에 시켜서 모두 한 테이블에 모여 맛있게 먹었다.

우리 세 아이들은 자신의 짧은 영어가 통하는 게 신기했고,

자기가 가진 돈으로 시켜 먹는 게 기분 좋았고,

돈 쓰는 법, 돈 아끼는 법을 처음 경험하면서 앞으로 있을 수많은 일들을 몸으로 느껴가게 될 것이다.

시경이는 비록 아빠의 도움이긴 했지만 점심을 시켜서 먹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여기는 듯 했다.

이제 도착 후 첫 날인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DSCN8877.JPG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M 고고탁

싱가포르에 거래처가 있어서 자주 만나는 편인데, 다 중국계입니다.

영어 참 잘하더군요.

그쪽 사람들 성격이 쾌할하고 적극적인 것 같아요.

 

손에 든게 사탕수수즙인가요?

 

사탕수수를 정제해서 만든게 백설탕인데 이게 영양분이 다 빠진 정제 식품이라서 건강에 좋지 않다지만,

사탕수수즙은 몸에 좋다고 하더군요.

 

꽃샘추위 때문에 날씨가 다소 추워졌습니다.

회원님들 몸관리 잘하세요.

18 사고의 전환

대학 다닐때부터 엄청 여행을 좋아해서

배낭메고 다니다 다시 꾸려 떠나고를 반복하는,

특히 산이 좋아 그렇게 등산을 하고

산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는 날들이 많아지고...

그러던 그 숱한 세월을 거치면서

지금은

여행을 떠나면

그냥 조금 더 쉬고 싶은, 좀 편하고 싶은,

그래도 피곤해 지치지 않을만큼 새로운 것에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그 정도로 만족해 합니다.

머잖은 날

저도

바람처럼 그렇게 여행 다닐 수 있겠지요.

 

1 죠스

시경이가 "디스원"과 "하우 머취"를 알았으니 웬만한 먹거리 가게에서 제 먹을 것은 스스로 해결하겠군요.

다음에는 어떤 상황에서 뭘 배우게 될지 궁금?????

얼음 띄운 사탕수수즙, 아~~~~~ 먹고 싶다. 

4 독 고 탁

부럽습니다.

홈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드디어 공식적인 국내 탁구대회가 시작됩니다. 댓글11 M 고고탁 3일전 620 2
고고탁,탁구인탁구사랑 카카오톡 실시간상담 오픈했습니다! 댓글10 M 고고탁 05.08 1984 6
광고] 제 글을 묶은 파일을 올립니다^^ 댓글11 M 걍벽 04.07 1004 7
서브 트레이너 매뉴얼과 케이스 댓글7 M 고고탁 04.04 4856 4
초레이서브트레이너 홍보 동영상 댓글4 M 고고탁 10.13 4901 4
탁구인의 기본 에티켓 댓글98 M 고고탁 10.28 28494 106
1453 레슨문의(경기도 구리시) 댓글3 1 은이아빠 05.07 2207 0
1452 예쁜 꽃들의 향연! 댓글7 99 정다운 05.07 2093 0
1451 탁구는 무섭다..ㅠㅠ... 댓글11 M 고고탁 05.07 2536 0
1450 먼길 출발하는 초보 님 들에게 댓글8 47 배움이 05.06 1950 0
1449 탁구 마스터 가이드 란 책을 샀습니다. 댓글4 1 프리스톼일 05.06 3062 0
1448 즐탁.... 댓글2 1 em 05.06 1897 0
1447 [ 친구생각 ] 고수와 하수의 가상 대담 댓글14 53 탁구친구 05.06 2329 0
1446 탁구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 댓글8 1 소오강호 05.06 3393 0
1445 "당첨 이라뇨" !!! 댓글7 11 우유 05.06 1862 0
1444 오늘은 차 한잔 하고 싶은 날입니다 댓글7 47 배움이 05.06 1992 0
1443 [ 내마음의 쉼터 ] 탁구가 주는 특별한 선물 댓글6 53 탁구친구 05.06 2359 0
1442 탁구와의 만남 댓글3 1 리베라메 05.06 2000 0
1441 웃음보 빵 터집니다. 댓글7 33 여유 05.06 2150 0
1440 좋은 사람으로 기억할께여! 댓글5 99 정다운 05.06 2387 0
1439 아시는 분, 좀 가르쳐 주세요(탁구 관련이 아님) 댓글4 47 배움이 05.06 1990 0
1438 [ 친구생각 ] 다른시각에서 본 탁구이야기...10 댓글12 53 탁구친구 05.06 1971 0
1437 유승민, 오상은, 주세혁의 올림픽 출전 경쟁, 그 드라마틱했던 6개월. (2011 로테르담 세계선수권) 댓글2 60 빠빠빠 05.06 1863 0
1436 안녕하세요~!^^질문있습니다! 댓글3 1 초보... 05.06 2274 0
1435 탁구 교실 이 있는데요.. 댓글3 1 탁사,공효진♥ 05.05 2248 0
1434 건강정보 - 척추 교정 운동! 댓글4 99 정다운 05.05 3066 0
1433 탁구 코치선생님 댓글10 1 alfred 05.05 2614 0
1432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댓글6 99 정다운 05.05 2470 0
1431 승패를 떠나고 자존심만 버릴수 있다면.... 댓글8 6 그럭저럭 05.05 2327 0
1430 여성회원필독사항 - 피부 미용 백화점! 댓글6 99 정다운 05.04 1669 0
1429 탁구를 시작하면서^^ 댓글4 1 구루핑 05.04 2501 0
1428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펼쳐지는 최고의 탁구 무대. (2011 로테르담 세계선수권) 댓글3 60 빠빠빠 05.04 2135 0
1427 마이카족의 경제 운전법! 댓글7 99 정다운 05.04 2381 0
1426 탁구를 시작한지 이제... 댓글3 4 자바워크 05.04 2091 0
1425 미국 유학중인 장이닝선수 근황 댓글3 1 짜이청 05.04 3444 0
1424 주는 마음 열린 마음! 댓글1 99 정다운 05.04 1883 0
1423 푸념 : 푸우우우~하아아아~ 댓글3 1 마루형아 05.04 2057 0
1422 큰 대회에 첫 출전!!! 댓글10 1 죠스 05.04 1965 0
1421 명심보감 한구절 댓글4 1 경운기 05.04 2214 0
1420 오상은 선수 다시 일어서세요 댓글1 1 벨제바브 05.04 2198 0
1419 전문가 집단에 대한 실망 때문에 하게 되는 소리 댓글4 47 배움이 05.03 2369 0
1418 탁구에 입문하며.... 댓글10 1 모르쇠 05.03 2000 0
1417 불면의 증세가 있는 분들에게 드리는 글 ^^ 댓글5 47 배움이 05.03 2526 0
1416 쉐이크를펜홀더처럼.. 댓글8 15 노스 05.03 2264 0
1415 적어도 "호모 사피엔스"라면 ...? 댓글5 47 배움이 05.03 1961 0
1414 옷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댓글4 47 배움이 05.03 2070 0
1413 복을 지니고 사는 방법! 댓글2 99 정다운 05.03 1861 0
1412 프랑스 프로A 리그의 즐거운 풍경들... 댓글4 M 고고탁 05.03 2017 0
1411 삶에 즐거움을 주는 좋은글! 댓글2 99 정다운 05.03 1609 0
1410 명심보감 한귀절... 댓글8 1 경운기 05.03 2194 0
1409 유머시리즈 - 여러가지 유머모음! 댓글2 99 정다운 05.03 2227 0
1408 국가대표들의 전지훈련에는 땀이 있고 경쟁이 있다. (2011 로테르담 세계선수권) 댓글2 60 빠빠빠 05.02 1816 0
1407 아낙네라 불리워지는 그런 여자들, 그녀들이 무섭다 댓글2 47 배움이 05.02 1949 0
1406 시스템연습 파트너 찾습니다. 댓글6 51 미라쥬 05.02 1701 0
1405 아자 아자~ 댓글1 6 그럭저럭 05.02 1838 0
1404 뜨거운 감자? 댓글4 47 배움이 05.02 2039 0
탁구대회 등록
+ 세계랭킹
1FAN ZhendongCHN
2XU XinCHN
3MA LongCHN
4HARIMOTO TomokazuJPN
5LIN GaoyuanCHN
6CALDERANO HugoBRA
7Lin Yun-juTPE
8Liang JingkunCHN
9Falck MattiasSWE
10BOLL TimoGER
11OVTCHAROVGER
12WANG ChuqinCHN
13Niwa KokiJPN
14JEOUNG YoungsikKOR
15PITCHFORD LiamENG
16Franziska Patrick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