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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하나되기(9)-쿠알라룸푸르 시내

1 소오강호 3 2,100

'고고탁'은 무섭다.

좀 바빠서 글 안 올렸더니 내가 쓴 여행기가 저 뒤로 밀려나 있었다.

'고고탁' 개업^^ 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엄청난 발전이라 생각되어 탁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무척 반갑고 기쁘다.

자!

끊어진 나의 여행기를 다시 이어보자.

----------------------------

오늘은 쿠알라룸푸르 시내를 돌아 보는 날이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유명 한 곳이 아닌 '사람들 속으로' 이다.

물론 유명한 곳도 가 보긴 하지만 그냥 사람이 사는 일상적인 것들이 더 좋다.

지금까지는 지하철로만 다녔는데, 오늘은 버스를 타고 시내를 가 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시내까지 지하철로는 1.9링깃인데 버스로는 1.5 링깃이 나온다.

처음 타 보는 버스인지라 내가 먼저 시범을 보이기로 했다.

"이 차는 KLCC로 갑니까?"

"예, 타세요."
"차비는 얼마 입니까?"
"1.5 링깃 입니다."
"아이들은요?"
아이들도 어른과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잔돈이 넘쳐 나는지라 각자 계산 하기로 했다.

1.5링깃을 먼저 내면 운전수가 영수증을 주었다.

좀 번거러웠지만 아이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일일이 하게 하기 위해 5명이 모두 각자 돈을 주고 표를 샀다.

제일 뒷자리에 앉은 우리 가족들.

역시 시내 관광은 버스가 최고다.

"아빠, 저기 시장이 있어요."
"아빠 저 집이 이상해요."
아이들은 버스 뒷 자리에서 거리를 지나며 눈에 보이는 것들을 나름대로 감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조금이라도 다른 것이 있으면 눈을 반짝 거리며 쳐다 보았다.

버스를 더 자주 타야겠다.

"저, 혹시 KLCC 가려고 하는데 몇 정거장 남았습니까?"
옆에 앚은 대학생 처럼 보이는 청년은 나의 물음에 친절히 대답을 하였다.

"음, 아직 많이 남았는데요 저도 거기에 내리니 내릴 때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것으로 내리는 곳에 대한 염려는 끝났고....

참고로 말레이시아 버스는 안내 방송이 없다.

처음 타는 사람이나 외국인은 운전수나 승객들에게 정보를 얻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내린 곳은 인도인의 거리라는 곳이었다.

여기서 KLCC 까지는 가까운 거리.말레이시아에 인도인이 약 10% 정도 된다고 하니 적지 않은 숫자다.

2007년 나는 인도를 다녀 왔었는데,

그 때의 기억이 다시 떠 오르면서 인도 냄새, 인도 분위기가 확 다가왔다.

인도인의 거리는 다른 곳에 비해 약간 낙후 되었으나 사람 냄새가 나는 정겨운 곳이다.

이른 아침 우리는 인도인의 거리를 충분히 구경 한 뒤 KLCC로 향했다.

우리나라의 서울 역과 같은 곳.

마치 역사의 크기는 웬만한 나라의 국제 공항 수준이었다.

여행객들은 꼭 가봐야 할 곳으로 KLCC를 추천하고 있지만 사실 별로 볼 만하게 없다.

나는 비추!

그런데 여기서 우리집 하나되기에 위기가 하나 생겼다.

미주와 미진이가 사소한 문제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긴 것이다.

나는 화가 많이 났고,

역사 안에서 아이들을 꾸짖으며 "이런 식으로의 여행은 안 하는 게 낫다."고 하고 숙소로 돌아 가자고 했다.

화가 나서 의자에 앉아 있는 나에게 미주와 미진이 둘이 왔다.

"아빠, 잘 못 했어요."
"뭘, 잘 못 했는데. 잘 못한 내용이 있어야지."

"예, 서로 양보 하지 않고 싸운 것, 용서 해 주세요."
'미진이 너는!"
"예, 저도 앞으로 언니에게 잘 할께요."
"아빠가 왜 화가 났는지 아니?

서로 싸울 수도 있고 마음이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너희에게 없다는데 대해 화가 난다.

여기는 다른 나라고 우리 가족만이 서로 도울 수있는 환경인데 자기의 이익 만을 추구한다면 어려운 일이 생길 때 서로 힘이 될수 있겠어?

이제 남은 기간 동안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알겠니?"
"예~~~~~~"

그렇게 다시 우리는 여행을 다시 시작 했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약간 힘든 일도 생기긴 하지만 그런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있고난 후 서로에게 더 배려할 줄 아는 계기가 되었다.

 

"자, 이제 쿠알라룸푸르의 쇼핑 1번지라고 불리우는 파빌리온으로 가보자.

파빌리온은 중국인이 주인인데 근처는 모두 유명한 쇼핑 몰이 몰려 있는 곳이다.

지역 명은 부킷빈탕이라고 한다.

점심은 파빌리온 안에 있는 푸드 코트에서 먹자. 행군 앞으로~~"

 

시내를 걸었다.

오늘도 결코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 처음 보는 환경은 더위와 걷는 피로를 다 씻어 준다.

 

파빌리온에 도착한 우리는 다른 것보다 '푸드코트'의 규모에 입을 쩍 벌렸다.

우리나라에 푸드코트가 들어 온 건 사실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푸드코트의 개념이 없을 때 외식 문화가 발달 된 동남아의 웬만한 나라는 푸드코트가 곳 곳에 늘려 있었다.

파빌리온의 푸드코트에는 세계 각국의 음식점이 들어 온 듯했고,

갖가지 음식중 무엇을 먹을까 돌아 다니는 것도 좋은 구경 거리였다.

우리 아이들은 각자 지갑을 들고 먹고 싶은 음식을 하나씩 주문 해 왔다.

아내와 나, 미주와 미진이는 웬만한 말레이시아 음식을 시켜 왔는데 시경이는 특식을 시켜 왔다.

바로 '라면' 이었다.

각자 기도하고 밥을 먹었는데,

라면을 눈 앞에 두고 경건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시경이의 모습은 과연 음식에 대한 경외심 그 자체 였다.

비싼 라면을 우리도 한 가닥씩 거들고, 국물도 한 숫가락씩,

시경이는 라면 냄비를 거의 핥다 시피 했다.

 

점심을 먹고 난 우리는 또 자유시간을 가졌다.

"자, 지금 시간 오후 2시, 5시까지 돌아 다니다 여기서 다시 모인다 알겠습니까?"

"예!"

 

한참후,

"재미 없어요."

"왜?"
"여기는 우리와 안 어울려요. '순가이 왕' 가요."

"나는 좋기만 한데...."
커피 숖에 앉아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아내는 복잡한 여행지에서 조용하고 멋진 커피 숖에서 커피 한 잔 하며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진게 좋았던 모양이다.

'파빌리온'은 고가 브랜드 백화점이라 아이들의 돈으로는 아무 것도 살 게 없었다.

"그래, 내일 겐팅 하일랜드 가고 모레 쯤 시간이 있으니 그 때 시내 한 번 더 나와서 서민 백화점인 '순가이 왕' 에 가자꾸나."
쿠알라룸푸루의 하루는 또 이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DSCN9310.JPGDSCN93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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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47 배움이

자매간의 다툼, 그리고 화해 .

그런 다툼과 화해의 경험이 오히려 성숙에의 자양분이 되리라 봅니다.

비온뒤에 땅이 더욱 굳어진다는 속담을 철저히 체험하셨군요.

 

기도하는 모습이 참으로 진지합니다.

단순한 형식적인 모션이 아닌데요, 그렇지요?^^

 

99 정다운

한국 안방에 앉아서도 쿠알라룸푸르 구경을 다녀온것 같습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 리베라메

정말 글이 소개 잘되었네요...잼나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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