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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를 잘친다"는 말의 의미를 찾아서(3)

M 고고탁 1 3,839
3. 

  “최언니가 제시한 세 가지 판단 요소를 관계론의 관점에서 거칠게 정리해보면, 첫째 판단 요소는 탁인과 탁구 자체 문법과의 관계 문제이고, 둘째 판단 요소는 탁구를 매개로 해서 만나게 되는 사람과의 관계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세 번째 판단 요소는 딱히 뭐라고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김형이 제대로 표현한 것 같아요. 탁구의 시작 연도를 아주 늦게 잡아 국제탁구연맹이 창설된 1926년이라 하더라도 선배들이 지난 84년 동안 누적시켜온 탁구 기술 자체의 문법이 있는데--아무리 생활탁구라 하더라도--그 문법을 자신의 것으로 어느 정도 소화시켰느냐가 탁구를 잘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김형이 ‘사람과의 관계 문제’라고 지칭한 판단요소에는 탁구의 승률도 포함되겠지요. 그런데 내가 이해하기로는, 최언니가 세 번째 판단 요소를 ‘탁구가 그 사람의 됨됨이 형성과 생활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작용했는가’ 하는 문제와 연계시킨 것 같은데요. 맞나요?”

  “네, 두 분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나보다 더 명료하게 정리해주었네요. 두 분의 보충 설명을 들으니까 내 생각이 더 잘 정리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그런데 최언니가 ‘탁구를 잘치는 생활인’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어요. ‘탁구’보다는 ‘생활인’에 강점을 두려는 것 같아요.”

  “그런 면이 없지 않습니다. 탁구장 넘나든 지 20여년, 50대 중반의 문턱에 서 있는 현재의 나에게는 세 가지 판단 요소 중 세 번째에 아무래도 무게를 더 두게 됩니다. 처음 탁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3-4년 동안에 ‘기본기에 충실한 탁구’에 대한 욕심이 없진 않았지만, ‘게임의 승률 높이기’에 대한 집착이 훨씬 강했어요. 게임에서 이기면 내가 탁구를 잘치는 것 같아서 기뻤고, 지면 ‘나는 아직까지 왜 이 모양인가’하며 속으로 한숨을 푹푹 쉬곤 했지요. 게임 승패에 의해 일희일비 하며 탁구를 친 것이지요. 그러다가, 5-6년차쯤 되었을 때 갑자기 위기의식 같은 것이 들더라고요. 나의 탁구 자세가 이대로 굳어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데서 오는 두려움 같은 것이었어요. 나보다 게임은 잘하지만 자세가 엉성하여 함께 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생탁인들이 주변에서 자주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조금 전에 박형이 ‘혼자서 게임 복기를 하면서 자탄을 자주 한다’고 했는데, 나 역시 탁구 경력 7-8년차를 넘어서면서 자주 그랬어요. 이긴 게임에서조차도 자세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 때문에 혼자서 속상해했던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또 다른 고민이 생기더군요. 탁구는 얻었지만, 생활은 잃은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이었어요. 탁구 때문에 내가 경시했던 생활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것은 단순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한숨’ 같은 것이 아니었어요. ‘내가 탁구를 잘치는 생활인’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생활인’에 방점을 둔 것은 이런 고민이 누적된 까닭일거에요.”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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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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