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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그는 탁구가 사랑이라고 말했다-칼럼니스트 김상태와 그의 첫 글 소개

M 고고탁 1 3,052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께 마음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곳 핑퐁조아에 새로 컬럼을 연재하게 된 마당쇠입니다.

핑퐁조아의 조이퐁님은 오랜 친구이자 탁구 맞수입니다. 같은 동우회에서 친분을 나누다 이와 같은 계기를 마련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한 명의 탁구인으로서 탁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었던 바라 무척이나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조이퐁님께 새삼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사석에서는 이 녀석 저 녀석 하는데 이리 격식을 차리니 조금 어색하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그 뜻만은 분명히 전하고 싶습니다.^^

이 칼럼은 매주 1회씩 약 3개월 정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글의 성격은 주로 탁구에 관한 이야기로서 약간은 중수필적인 사색을 담고 있습니다. 아마 이어지는 연재 속에서 그 색채가 드러날 것입니다. 담고 있는 의미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역시 이야기 속에서 풀어질 것이라 추측됩니다.

다만 독자 분들의 평안과 따뜻함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아래는 칼럼의 첫 글입니다. 다시 한 번 인사 올리며 나머지는 이어지는 연재에서 풍성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꾸 벅~~

--- --- ---

제목; 그는 탁구가 사랑이라고 말했다.

탁구 동호인으로 치자면 나는 그리 탁구를 잘 치는 사람이 아니다.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아마추어 1부리그는 둘째 치고 그렇게 정열적으로 탁구를 치는 다른 동호인들에 비추면 나는 그저 탁구채나 들고 즐기는 사람에 불과하다.

하지만 외부인에게는 사정이 다르다. 그야말로 몇 년 만에 한 번씩 탁구를 치는 일반인에게 나 정도면 일급 고수취급을 받는다. 당연하다. 간단한 커트 백스핀만 주어도 네트에 볼을 꽂고 가벼운 톱스핀 드라이브만 보내도 공을 놓치는 초보자 일반인들이고 보면 나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아마 모든 탁구동호인이 그런 존재일 것이다.

내 친구도 그러했다. 그는 탁구를 모르는 일반인이었는데 어느 순간 주변 사람들과 탁구를 치는 기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나를 만나서는 21 점 게임에 15점 핸디를 받고 탁구를 쳤다. 그래도 그는 나를 이기기 못했다. 하긴 무슨 수로 그가 나를 이기겠는가. 그래도 우리는 즐거웠다. 어쩌다 만나면 술도 마시고 지난 이야기도 나누다 탁구를 치러가곤 했었다.

한 번은 그가 이런 말을 했다.

‘너의 장점 중의 하나는 탁구를 잘 치는 거다’ 라고.

나는 약간 놀랐다. 글쎄 탁구를 잘 치는 게 나쁜 일은 아니겠지만 그게 정색하고 장점이라고까지 할 만한 것이었나? 나는 왜 그게 장점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다.

‘그게 장점인 이유는 네가 사람을 사랑할 줄 알기 때문이야’

한 번 대답해 보라. 어째서 탁구를 잘 치는 게 사람을 사랑하는 능력이 되는 것인지!

내 친구는 나에게 말했다.

‘너는 공을 받아준다. 받아서 부드럽고 치기 좋게 넘겨주지. 거기엔 배려가 있어. 탁구를 잘 친다는 건 그렇게 사람을 배려하고 상대방과 부드럽고 온화하게 관계할 수 있다는 말 아니겠어? 너는 탁구를 잘 치니 사람들을 잘 사귈 거야.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함께 놀아 줄 수 있는 거지. 그러니까 탁구를 잘 치는 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인 거야’

잘 모르겠다. 내가 그 친구와 탁구를 치면서 그만한 배려를 했던 것일까? 물론 그가 초보자이니 그가 칠 수 있는 볼을 넘겨주려 했던 것은 분명하다. 누구인들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아무래도 그의 말은 나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탁구라는 종목 자체에 어긋나는 말이었다.

탁구는 내 친구의 말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강렬함과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탁구를 치는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떻게든 상대방이 받을 수 없는 볼을 보내려 애쓰고 기회가 되면 있는 힘을 다해 스매싱을 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아슬아슬하고 치졸하기 까지 한 심리전을 해야 한다. 부드러움과 온화함이라니. 배려라니. 하물며 사랑이라니. 나는 잠시 말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어딘가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탁구를 그렇게 쳐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 모질고 악하게 탁구를 칠 줄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부드러움과 배려가 넘치는 탁구인도 아니었다. 이 친구는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친구가 오해를 하는 게 아니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가 스포츠 일반의 생리를 모를 리 없으며 탁구 또한 승부를 가름하는 결사적 스포츠라는 걸 망각할 리도 없다. 그가 말했던 것은 세상살이의 여러 단면과 그 속에 있는 어떤 가능성이었다.

탁구든 스포츠든, 그 밖의 세상 만물은 하나같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흔한 격언대로 부엌에 있는 칼은 먹거리를 만들고 도적의 손에 들린 칼은 범죄를 일으키는 것처럼 세상은 선악의 딜레마를 함께 지니고 있는 법이다. 내 친구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다만 그와 내가 나눈 탁구는 그 순간동안 부드럽고 온화한 사랑에 가까웠다는 말이다. 나아가 탁구가 그런 사랑이었으면 더 좋겠고 세상 만물이 그 사랑 쪽에 더 많이 기울어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더 간단히 줄인다면 적어도 그와 내가 나눈 탁구는 즐겁고도 화해가 넘치는 놀이였으며 그로인해 무척이나 행복했다는 것이고 또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탁구는 자본주의 사회의 프로 스포츠의 하나로서 그 차원에서는 휴머니즘의 여지가 없다. 프로스포츠로서 탁구는 오로지 이겨야 하고 뛰어나야 하며 성적을 내야한다. 그리하여 팬에게는 즐거움과 쾌락을 주는 서비스를 해야 하고 그 대가로 돈과 성원을 얻어내야 한다. 그 자체가 인간적인 것이라면 인간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내 친구의 이야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우리는 프로 탁구와 전문적인 탁구선수의 이러한 모습에 아무런 유감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아마추어다. 선수들을 가까이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그들의 스윙이나 탁구 치는 모습이 거의 기계에 가깝다는 것인데 참으로 아름답고 감탄스러운 모습이지만 나 자신이라면 그렇게는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탁구를 무척 좋아하지만 내가 할 일은 프로 탁구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내가 즐기고 아마추어가 즐기는 탁구는 그와 다르다. 뿐만 아니다. 탁구문화는 결국 그 아마추어의 문화를 말한다. 탁구 동호인들이 어떻게 탁구를 마주하는가, 그들의 집단과 유희형태가 어떤 것인가, 요컨대 그들은 탁구를 사랑이라는 쪽에 더 가깝게 드러내고 있는가? 이는 매우 있음직한 질문 아닌가?

더구나 탁구는 가장 가깝게 상대를 마주하는 운동이며 유달리 섬세한 스포츠이다. 하여 나는 언젠가 나에게 말해 주었던 내 친구의 말을 지금 다시 떠올리는 중이다. 그는 탁구를 사랑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게 어디까지 가능한 이야기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 한다. 또 탁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와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어 한다. 바로 이 컬럼들의 핵심적인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이들의 생각이 자못 궁금해진다.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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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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